​창신대학교 진로심리상담지원센터 자문위원 이은경팀장입니다.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입시를 거쳐 힘들게 대학에 오게 되면, 대학생들은 지난 세월을 보상받아야 하는 듯이 다양한 문화를 섭렵하고 공유하게 된다.

   무엇보다 대학생이 엄연한 성인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절묘한 코드이자 자유가 바로 ‘술’이다.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고 술을 자유롭게 마실 수 있으며, 이에 그들만의 음주문화가 형성되기도 한다. 음주에 익숙해진 대학생들은 술을 단지 마실 거리가 아니라, M.T와 게임 등에 접목시켜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오락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술이 어느 정도 취하게 되면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표현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명목하에 술을 마시기도 한다. 그러나 음주의 이러한 긍정적 기능의 이면에는 강제적인 음주 행위와 폭음 등으로 각종 폭력행위를 야기하고 어느새 음주문화에서 벗어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음주운전과 같은 음주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음주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문제점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 것일까?

적정한 양의 음주는 모임의 분위기를 풀어주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빠른 방법이지만, 과도한 음주는 결국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가 전국 82개 대학 및 전문대 소속 학생 5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대학생 음주 행태 심층조사’에서 한번에 10잔 이상 술을 마시는 대학생 비율은 38.4%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26%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대학생들의 과음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마산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관내 대학교 3곳의 대학생 1,630명을 대상으로 ‘알코올사용장애검사(AUDIT-K)’를 실시한 결과 56%의 대학생이 고위험음주군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고위험군 중 20%는 알코올사용장애로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나타났다.

   이 같은 양상은 갓 성인이 되어 자신의 주량을 모르고 건전한 음주 습관을 배우기도 전에, 신입대학생들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술에 무지한 선배들로부터 음주 문화를 배우게 된다. 즉, 잘못된 음주 문화를 배우고 또 이를 후배들에게 전통인 마냥 물려주는 행태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와 같은 잘못된 음주 문화로 인하여 M.T와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사망사고, 성추행사고, 신체 손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2017년에는 몇 몇 대학교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취소하거나 자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행사에 대한 취소와 자제보다는 대학생들의 건전한 음주 습관, 올바른 내 주량확인, 음주 에티켓 등에 대한 교육과 함께 선별검사를 통한 나의 음주 수준 확인을 통하여 문제 음주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학생 음주예방캠페인을 통하여 건전한 음주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술을 숨기고, 감추고,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